디카페인과 무카페인

플라스틱 병에 담긴 노카페인 음료, 라벨 외 환경호르몬 테스트

diary86797 2025. 7. 10. 11:09

카페인은 없지만, 플라스틱 용기까지 안전할까?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 민감성 때문에 무카페인(노카페인) 음료를 선택하십니다. 특히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위장장애를 겪으신 분들은 디카페인조차 부담스러워 루이보스, 보리차, 옥수수수염차 같은 완전 무카페인 음료를 찾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음료들이 PET 플라스틱 병에 담겨 간편하게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요즘 점점 더 많은 분들이 단순히 카페인 함량을 넘어서 플라스틱 용기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내분비계 교란물질, Endocrine Disruptors) 에도 민감하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뜨거운 차를 담았다거나, 차량에 방치돼 온도가 높아진 PET 음료를 마시고 나면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실제 그런 경우 먹지 않고 버리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카페인은 물론이고 플라스틱 병 자체에서 검출될 수 있는 환경호르몬을 주제로, 무카페인 음료를 중심으로 실제 연구 자료와 라벨 너머의 리스크를 살펴보겠습니다.

노카페인 음료, 라벨 외 환경호르몬 테스트

PET 병 노카페인 음료의 라벨이 말하지 않는 것들

 

보통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 라벨을 보면 원재료명, 영양성분,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만 표시되어 있습니다. 무카페인 보리차, 루이보스티, 옥수수차 같은 제품들은 카페인이 0mg으로 표기되어 있고, 설탕, 감미료, 산도조절제의 유무도 명확히 표시됩니다.
이 덕분에 많은 분들이 “라벨을 보니 카페인도 없고 첨가물도 없으니 완전 깨끗하다, 마음껏 먹어도 되겠다.”고 안심하십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병(PET) 자체에서 용출될 수 있는 비스페놀 A(BPA), 비스페놀 S(BPS), 프탈레이트(DEHP 등) 같은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은 라벨 어디에도 표기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PET 자체는 기본적으로 ‘식품용’으로 허가된 안전 재질이며, 국내외 규정상 규정치 이하 용출량은 별도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즉 제품이 식품위생법에 규정된 시험을 통과하기만 하면 라벨에 별도로 “환경호르몬 무검출”이라 표시하지 않아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험은 대부분 표준 온도와 시간(25℃, 30분~2시간 정도) 을 기준으로 한 시험일 뿐,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자동차 트렁크, 한여름 베란다, 가방 속에서 50℃ 이상까지 올라가는 상황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카페인은 없지만, 플라스틱에서 미량이라도 환경호르몬이 녹아 나올 가능성 또한 생각해보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 연구에서 밝혀진 PET 병 음료의 환경호르몬 용출

 

그러면 이런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무카페인 음료가 실제로 환경호르몬을 내놓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 상당히 축적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식약처 연구(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2019년)에서 PET 음료병에 보관된 차 음료를 60℃ 환경에 6시간 두었을 때,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같은 프탈레이트류가 소량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양은 국제 기준(미국 FDA, EU EFSA)에서 정한 일일 허용섭취량(ADI)의 수백분의 일 수준이라 “즉각적 위해성은 없다”고 결론내렸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장기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합니다.

또 일본의 국립환경연구소에서는 PET 음료를 햇볕에 직접 노출한 뒤 비스페놀 A 농도를 검사했더니, 직사광선 노출군에서 BPA가 미약하게 증가한 것을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연구들은 PET 병 제품에서 용출되는 양이 대부분 미량이며 식품위생 기준에는 부합한다고 알려주지만, 동시에 장기적·누적적 영향에 대해선 아직 명확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여줍니다.

결국 카페인은 없지만, 라벨에는 표시되지 않는 미세 환경호르몬 용출 가능성은 무카페인 음료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 번쯤 고려해볼 문제입니다. 특히 임산부, 소아, 갑상선 질환, 호르몬 민감성이 큰 분들은 더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 민감자라면, 플라스틱까지 더 현명하게 선택하는 방법

 

그렇다면 카페인도 걱정되고, 플라스틱 병에서 환경호르몬이 미량이라도 나올까 불안한 분들은 어떤 걸 선택하면 좋을까요? 
첫째로 플라스틱 병을 직사광선이나 고온에 장시간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PET 용출 실험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환경호르몬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무카페인 보리차, 루이보스티 같은 PET 음료를 차에 두고 다니는 습관은 되도록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둘째로 유리병, 종이팩, 혹은 직접 우려낸 차를 텀블러에 담아 다니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실제로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보틀에 담은 경우는 환경호르몬 우려가 사실상 없습니다.
셋째로는 라벨을 꼼꼼히 보는 습관입니다. 일부 프리미엄 노카페인 음료 브랜드에서는 “Non-BPA Bottle”, “환경호르몬 불검출 인증” 같은 추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니, 이런 문구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면 마음의 안정감을 더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카페인만 보고 안심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라벨에서 카페인, 설탕, 첨가물뿐 아니라 용기까지 확장해서 살펴보는 똑똑한 습관이 여러분 몸을 더 건강하게 지켜줄 것입니다. 카페인은 없지만 플라스틱 용기에서 나올 수 있는 환경호르몬까지도 함께 고민해보신다면, 여러분의 무카페인 생활에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