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과 무카페인

카페인 없는 커피를 위한 홈 로스팅 & 디카페인화 실험

diary86797 2025. 7. 2. 13:21

카페인 없이도 커피의 향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커피를 좋아하시지만, 그만큼 카페인 부작용으로 고민하기도 합니다. 가슴 두근거림이나 불안, 불면증 때문에 커피를 줄이고 싶은데도, 커피 특유의 깊은 향과 따뜻함을 포기하기는 아쉬운 게 사실이지요. 그래서 요즘에는 디카페인 커피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시중 제품은 맛이 약하거나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불만도 자주 나옵니다. 실제로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해 좋아하는 분들이 디카페인 커피는 선호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몇몇 커피 애호가분들은 직접 홈 로스팅(Home Roasting) 을 통해 자신만의 디카페인 커피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집에서 생두를 로스팅하면서 카페인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과, 아마추어 레벨에서 가능한 간이 디카페인화 실험 과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커피 향을 사랑하지만 카페인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께 새로운 도전이 되길 바랍니다.

홈 로스팅 & 디카페인화 실험

홈 로스팅으로 맛과 향을 살리되 카페인은 어떻게 줄일까?

많은 분들이 집에서 커피를 볶으면서 자신만의 풍미를 찾는 홈 로스팅을 즐기곤 합니다. 집에 커피 향기가 가득차고, 편안한 분위기와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힐링을 느끼기도 하죠. 생두를 직접 고르고, 배출 온도와 시간, 쿨링 방식까지 세심하게 조절하다 보면, 시중 커피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개성 있는 맛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홈 로스팅으로도 카페인을 줄이는 것이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로스팅만으로 카페인을 크게 줄이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카페인은 열에 매우 안정적인 알칼로이드 성분이라, 로스팅 온도(200~230℃ 정도) 에서도 거의 분해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라이트 로스트, 미디엄 로스트, 다크 로스트 간의 카페인 함량 차이는 미미합니다. 단, 무게 기준으로 보면 다크 로스트가 살짝 낮을 수 있는데, 이는 원두가 더 많이 팽창하고 수분이 날아가 같은 부피당 카페인이 상대적으로 덜 들어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홈 로스팅으로 카페인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이해하시고, 대신 향과 산미, 단맛 같은 맛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데 집중해 보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그렇게 하면 카페인은 동일하더라도 과도한 쓴맛이나 자극이 덜해 몸에 부담이 조금 더 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도전해 본 간이 디카페인화 실험: 물과 시간의 변수

홈 로스터분들 중 일부는 직접 생두를 물에 불려서 카페인을 추출해 내는 방식을 시도해 보기도 합니다. 사실 산업적 스케일의 디카페인 공정(스위스 워터, CO₂ 초임계 등)에는 전문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똑같이 할 수 없지만, 물만 이용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카페인을 일부 줄여볼 수 있습니다.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생두를 깨끗한 물에 12~18시간 정도 담가두어 카페인을 비롯한 수용성 성분을 어느 정도 우려내는 것이죠. 이 과정을 거치면 물이 옅은 황록색으로 변하는데, 여기에는 카페인, 일부 산 성분, 클로로겐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 뒤 생두를 잘 말리고 홈 로스팅을 진행하면, 이론적으로 카페인이 살짝 줄어든 커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실제로는 카페인이 물에 잘 녹긴 하지만, 다른 향미 성분도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맛이 흐릿하거나 밋밋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물에 담갔다가 말린 생두는 로스팅할 때 팝핑(크랙) 타이밍이 불규칙하거나 색이 고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가정 실험은 완전한 디카페인을 기대하기보다는, 커피의 성질을 실험적으로 탐험해보는 재미로 접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카페인을 줄이면서도 커피를 즐기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

홈 로스팅과 간이 디카페인화 실험을 해 본 결과, 집에서 카페인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십니다. 그렇다면 카페인에 민감하신 분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째, 이미 시중에서 판매 중인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Swiss Water Process) 혹은 CO₂ 디카페인 공정을 거친 생두를 구입해 직접 로스팅해보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화학 잔류 걱정 없이 카페인이 99.9% 제거된 생두로 홈 로스팅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마음 편히 드실 수 있습니다.

둘째, 추출 방식에서 조금 더 섬세하게 접근해 보세요. 에스프레소보다는 핸드드립(푸어오버)이나 프렌치프레스로 조금 낮은 온도(88~90℃)에서 천천히 추출하면 카페인의 용출량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컵당 원두량을 약간 줄이거나, 추출 시간을 다소 짧게 가져가도 자극이 덜합니다.

마지막으로, 일정 부분은 커피 자체의 카페인을 받아들이되, 저녁에는 허브티나 곡물커피로 대체해 총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는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이렇게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카페인을 과도하게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커피의 풍미를 꾸준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